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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로마

serrata 2020. 8. 31. 13:12


2017
피렌체에서도 로마에서도 나는 항상 걷고 있었다. 다리가 부서져라.... 끝없이 걷고 또 걸었던 여행.
피렌체 도착한 날 바로 시에나 가는 버스를 탔다* 시에나에는 캄포광장(피아자 델 캄포)이 있는데, 이 이름을 대학교 1학년 첫학기 수업에서 숱하게 들었다. 그 때 봤던 슬라이드랑 똑같이, 부채처럼 펼쳐진 붉은벽돌 바닥에 사람들이 넘나 자유롭게 앉아있다. 시에나는 피렌체의 축소판 같은데 더 중세적 느낌이 있어서 골목길을 걷는 즐거움이 있다. 10월 토스카나의 하늘은 파랗고 종탑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붉었고 시에나 바깥쪽 구릉지 평원은 녹색녹색. 10월은 이렇게 아름답다.

캄포 광장


피렌체는 어딜가나 화려함의 극치라 그냥 서양건축사 책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
지극하게 화려하고 과시적인 피렌체 두오모와 산 조반니. 그와 정반대의 외관으로 진정한 시민들의 성당 같았던 산로렌쪼.
피렌체에서의 시간 대부분은 이른 아침부터 강을 따라 베키오 다리, 피티궁과 우피치미술관을 걷고 또 걷다가 배가 고파질때 쯤에 먹고 또 먹는다. 티라미스와 커피, 소 내장이 들어간 햄버거, 카페 폴리오의 트러플 가득한 파스타.

베키오궁에서 보이는 전경
산로렌조 성당
산로렌조 성당
아침의 아르노 강
먹자. 걸은 만큼.


로마는 밤이 아름다운 도시. 콜로세움이나, 산타마리아마조레 같은 곳도 밤에는 또다르게 아름다웠다. 아, 밤에 나보나 광장에 앉아서 젤라또나 맥주를 들고 다리를 두드리고 싶다.
끊임없이 걷고 또 보게 했던 바티칸. 화려함에 대한 욕망은 리밋이 없는 것 같다.
로마에서 단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판테온. 들어갔다 못나올뻔.... 건축울 공부한 사람은 왜 판테온을 그렇게 좋아하는가. 거의 완벽하게 균일한 공간의 균일한 빛과 균일한 아름다움.

단순하지만 압도되었던 판테온 내부
산타마리아 마조레


이탈리아 여행은 특히 로마는 체력과의 싸움. 그리고 모든 걸 볼수 없으니 선택해서 시간을 쓰는게 필요한데, 다시 선택한다면 포로로마노 같은 곳은 과감하게 빼고 조금 여유를 가지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

* 피렌체-시에나 구간 로컬버스는 대략 1시간마다 있고 구글맵에 시간표가 나온다. 구글 만세. 버스터미널은 기차역 바로 옆에 있다